[영화] 「마이웨이」(My Way, 2011) 감상평 문화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마이 웨이'.

평론가 평가가 영 안 좋아서-_-; 원래는 안 보려고 했다. 나는 나와 비슷한 성향의 평론가의 
의견에 신경을 쓰면서 영화를 고르는 타입인데, 내가 좋아하는 평론가들은 마이웨이에 
그닥 좋지 않은 평가를 내렸다.

그런데 어쩌다 보게 되었냐 하면, 「퍼펙트 게임」보러 갔는데 매진이 되었고,  
그래서「셜록 홈즈 : 그림자 게임」을 보려고 했는데 매진 임박이길래 차차선책으로 
「마이웨이」를 보게 된 거다. 자리가 많이 남았더라. (…)


줄거리

준식(장동건 분)이 일본군으로 강제 징병됨 → 소련군에게 포로로 잡혀가서 소련군이 됨→ 
독일군에게 잡혀서 독일군이 됨.

이렇게 주인공 준식의 처절하고 구구절절한 전쟁 생활-_-;;을 다룬 영화다. 
예고편이나 포스터를 보면 준식이 주인공인 것 같다.

그러나….

인물

준식(장동건 분) : 올곧고 대쪽같고 착하고 정의로운 선비 타입의 주인공. 평면적 캐릭터라 매력이 별로 없다.
         작위적이랄까.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 게 아니라 스토리에 끌려다니는 것 같다. 
        
         "나는 경기도 안양의 조선의 마라토너 준식이다!"라고 외칠 거면 
         "마라톤 하고 싶어 미치겠다 으아아아악" 이런 간절한 모습이라도 보여주면 좋겠는데 
         군부대 운동장에서 밤마다 조용히 마라톤 연습하는 게 다다. 

         미쳐 돌아가는 전쟁통 속에서도 착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그럴 거면 쉰들러(「쉰들러 리스트」)나 
         존 라베(「존 라베」)처럼 나오는 게 더 나았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타츠오(오다기리 조 분) : 얘가 진짜 주인공 같다.-_-;; 
          
        '코다 쿠미 오다기리 조' 하면 '히피, 성의 없다, 노숙자, 지저분하다, 연기 잘 하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아니, 오다기리 조가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후덜덜' 

         세계 2차 대전 당시 황군(일본군)의 대좌로서 피도 눈물도 없는 야만적인 군인의 모습을 훌륭히 
         소화한다. 특히 할힌골 전투(소련vs일본)에서 미쳐 날뛰는 광기어린 모습의 연기는 압권. 
         그러다 준식에게 쳐맞는다
            
         타츠오도 준식처럼 이리저리 끌려다니는데 그 과정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사람이 좀 부드러워져 간다.
         그의 이런 성격 변화를 보면 아무래도 영화가 준식보다는 타츠오를 내세운 영화 같고, 
         마치 그의 성장기를 다룬 것 같다. -_-;;

쉬라이(판빙빙 분) : 스나이퍼. 「고지전」의 김옥빈 같은 역할. 
         판빙빙은 「황제의 딸」시리즈 이후로 영상 매체로 만나는 건 처음이다. 지저분하게 나와도 예쁘더라.
         근데 홍보한 것에 비하면 비중이 적다.

종대(김인권 분) : 타츠오를 주인공이라고 치면 다음으로 내세울 인물은 종대다. 준식이 아니라. (…) 
         포스터나 예고편에서는 전혀 등장하지 않던데 종대야말로 적극적으로 내세워도 될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억지로 일본군이 되어서 일본인들에게 핍박받다가 소련 노동 수용소에서 작업 반장을 맡게 된 후
         끌려온 일본인들에게 지난날의 복수를 하는 등 '완장의 힘'에 힘입어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보고 있으면 안타깝고 애잔하다. 이 인물이야말로 전쟁 영화에 잘 어울리는 인간상이라고 생각한다.

 
전쟁신
               
세계 2차 대전 속 굵직한 전투들이 나온다. 할힌골 전투(소련vs일본), 독소전쟁(독일vs소련), 
노르망디 상륙작전(연합군vs프랑스).
전쟁신은 끝내준다. 어설픈 CG티가 나는 장면이 한 장면 있지만 어설픈 건 그거 하나 뿐이다
(준식이 탱크에 맞아 튕겨나가는 장면). 
나머지 신에서 CG는 효과적으로 쓰이며 전투의 박진감을 상승시키는데 일조한다.

그리고 밀리터리학에 능통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고증이 엉망인 점이 있다는데 나는 잘 몰라서 그냥 재밌게 봤다.(…)


총평

나쁘진 않았는데 남에게 추천하기는 뭔가 애매한 영화.
화려한 전쟁신은 볼거리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지만 스토리의 매력이 떨어져서 몰입이 힘든 점이 있다.

사족

이건 예상이지만 내년 연말 영화 시상식 때 오다기리 조와 김인권이 남우조연상 가져갈 것 같다.

일본에 개봉하면 일본 사람들이 '윽. 저때 일본군이 저렇게 돌아이 같았다고?'하면서 꽁기해할 것 같다.(…)
중국에 개봉하면 중국 사람들이 '일본인과의 우정은 무슨-_-'이라고 화낼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면 좋을 것 같은 사람 : 전쟁 영화를 좋아하고 고증에 관대한 사람, 오다기리 조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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